🚀 AI 인프라 전쟁의 새로운 판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네오 클라우드의 부상

60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그 실체는?

최근 AI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소프트뱅크와 미국 정부가 공동으로 투자하고, OpenAI, 오라클,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기업들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세계 최대 규모의 AI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텍사스에 건설 중인 데이터센터의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총 투자 금액만 5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0-700조원에 달한다. 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데이터센터에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시스템이 클러스터당 5만장씩 8개, 총 40만장의 GPU가 투입될 예정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전력만 1.2기가와트에 달한다고 하니, 이는 중소 도시 하나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토지 매입은 완료되었고, 기본적인 외관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26년 중반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큰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아니라, AI 시대의 새로운 인프라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기존 클라우드 시장의 판도 변화

지금까지 클라우드 시장은 아마존 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 3강 체제가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해왔다. 하지만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코어위브(CoreWeave)와 오라클 같은 기업들이다. 코어위브의 주가는 IPO 당시 40달러에서 현재 165달러까지 올랐고, 오라클 역시 최근 2배 가까이 폭등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시장 점유율이다. 코어위브는 2%, 오라클은 5%에 불과하지만, 2025년 엔비디아 GPU 공급량을 보면 코어위브가 11%, 오라클이 19%를 차지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새로운 클라우드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신호다.

엔비디아의 전략적 파트너십

엔비디아가 기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려 하자, 엔비디아 역시 새로운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다.

특히 코어위브와의 관계는 단순한 고객-공급업체 관계를 넘어선다. 엔비디아는 코어위브에 수조원 규모의 투자를 했고, 최신 제품인 블랙웰 GB300과 같은 차세대 GPU를 가장 먼저 공급하고 있다. 이는 사실상 전략적 파트너십에 가깝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칩 개발에서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구글의 TPU나 아마존의 트레이니움 같은 자체 칩들은 실제 양산 단계에 들어가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코어위브의 차별화된 경쟁력

코어위브가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GPU 활용률에서의 압도적 우위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업체들의 GPU 활용률은 35-50% 수준인데, 코어위브는 75%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거의 2배에 가까운 효율성이다.

이런 높은 효율성의 비밀은 '베어메탈' 아키텍처에 있다. 기존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하이퍼바이저를 통한 가상화 레이어를 구축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코어위브는 AI에만 집중한다. 범용 클라우드 서비스 대신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인프라를 제공함으로써 하드웨어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효율성은 곧 비용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아마존에서 H100 GPU를 사용하면 시간당 180달러가 나오는데, 코어위브나 오라클은 30-40% 저렴하다. 같은 성능에 더 저렴한 가격이니 고객들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기존 워크로드는 AWS에 두고, AI 관련 작업만 코어위브로 이전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반도체 리서치 분야 최고 권위의 세미애널리시스는 최근 GPU 클라우드 평가에서 코어위브에게 유일하게 플래티넘 등급을 부여했다.

오라클의 멀티클라우드 전략

오라클의 접근법은 코어위브와는 다르다. AI 인프라를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면, 완전 클라우드 기반과 API 제공은 코어위브의 영역이고, 하이브리드와 전용 클라우드, 완전 온프레미스는 오라클의 강점이다.

오라클의 핵심 전략은 '멀티클라우드'다. 기업들이 하나의 클라우드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구글 클라우드에 장애가 발생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때 필요한 것이 백업 시스템이고, 오라클은 이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한다.

오라클의 가장 큰 장점은 구글이나 아마존, 애저의 데이터를 그대로 백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들에게 데이터 주권을 보장해준다. 특히 온프레미스 환경에서는 보안 걱정이 거의 없어진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소버린 AI(Sovereign AI)'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국가 차원의 AI나 정부 시스템, 국방 분야에서는 구글이나 애저에 데이터를 올리기 부담스럽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인프라가 이런 니즈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실제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오라클이 참여하게 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OpenAI나 팔란티어 같은 보안이 중요한 기업들은 오라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자 관점에서의 평가

코어위브의 성장세는 놀랍다. 2024년 매출 성장률이 737%에 달했고, 2025년에도 15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는 신중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현재 주가가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가인 76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다. 더 중요한 것은 코어위브가 GPU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회사라는 점이다. 부채 비율이 높고, GPU라는 자산의 특성상 기술 발전에 따른 감가상각이 크다는 리스크가 있다.

엔비디아 의존도가 거의 100%라는 점도 우려 요소다. 물론 사업 모델 자체는 훌륭하다. 시장의 빈틈을 정확히 파악하고 진입한 전략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AI 인프라 시장의 미래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인프라 시장도 다변화되고 있다. 기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독점 체제에 균열이 생기면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코어위브는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고효율 클라우드로, 오라클은 멀티클라우드와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인프라로 각각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했다. 이들의 성공은 단순히 기술적 우위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읽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 결과다.

앞으로 AI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인프라 시장의 세분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범용 클라우드, AI 특화 클라우드, 보안 중심 클라우드 등 각각의 영역에서 전문화된 서비스들이 경쟁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AI 인프라 시장은 이제 단순한 컴퓨팅 파워 제공을 넘어서 전문화된 솔루션 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같은 대규모 투자와 함께, 코어위브와 오라클 같은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부상은 이 시장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존 빅테크 기업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AI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다양한 고객 니즈를 고려할 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게는 충분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가치 제안이다.

앞으로도 이런 AI 인프라 시장의 변화와 새로운 기회들을 지속적으로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AI 혁명의 진정한 수혜자는 단순히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이 아니라,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