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6일 일요일

상법 개정과 지주회사 투자 전략: 자사주 소각 정책이 가져올 변화

IPO 시장 현황과 주목할 기업들

최근 IPO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먼저 바이오 소재 관련 기업인 지에프씨생명과학이 9일부터 21일까지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공모 규모가 작아서 청약이 몰릴 경우 배정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의할 점은 이 회사가 실적 상장이 아닌 기술성장기업 상장 특례로 상장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더라도 환매청구를 할 수 없다는 의미이므로, 투자자들은 이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또 다른 주목 기업은 AI 관련 회사인 유엔에이아이다. 이 회사 역시 공모 규모가 크지 않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조금씩 내고 있지만 규모가 작아서 역시 기술성장기업 상장 특례로 진행되며, 마찬가지로 상장 후 환매청구가 불가능하다.

두 기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현재 시장에서 더 큰 이슈가 되고 있는 AI 관련 기업인 유엔에이아이가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 시장의 관심도와 테마적 측면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지주회사 투자 열풍의 배경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증시 활성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나면서,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투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테마 투자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법 개정의 핵심은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 강화다. 특히 합병이나 분할 시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과거 카카오페이 상장이나 LG에너지솔루션의 물적분할 상장 등으로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받았던 사례들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두 가지 중요한 효과를 가져온다. 첫째, 물적분할 가능성이 있었던 기업들의 분할 압력이 줄어들면서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 둘째, 지주회사의 고질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완화될 수 있다.

자사주 소각 정책의 파급효과

가장 주목할 만한 정책 변화는 자사주 소각을 원칙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강력한 정책으로, 미국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는 주주가치 제고 방식을 우리나라에도 도입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신한증권이나 SK증권처럼 자사주 비율이 40-50%에 달하는 기업들을 보면, 이들의 잠재적 상승 가능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한증권의 경우 발행주식 대비 53%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자사주 소각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발행주식 수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기업가치가 동일하다고 가정할 때, 주식 수가 절반으로 줄어들면 이론적으로는 주가가 두 배까지 오를 수 있다. 물론 이는 이론적인 계산이지만, 미국의 애플 같은 기업들이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주가를 부양해왔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있다.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과 주의사항

하지만 정부의 이런 정책 의도와 달리, 일부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사주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이는 정부 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는 요소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그동안 자사주를 교환사채 발행의 기초자산으로 활용해왔는데, 이는 주주가치 제고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방식이었다. 새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막겠다고 했지만, 그 전에 미리 교환사채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순히 자사주 비율만 보고 투자할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교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자사주를 활용하려 하는지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사업지주회사 vs 순수지주회사

지주회사 투자에서 중요한 구분점은 순수지주회사와 사업지주회사의 차이다. 순수지주회사는 계열사 주식만 보유하고 있어 더블카운팅 문제가 있고, 주가 상승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면 사업지주회사는 실제 사업을 영위하면서 동시에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대표적인 예가 두산이다. 두산은 순수지주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 등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전자소재 사업부문(두산전자 BG)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전자소재 사업부문의 실적이 상당히 좋은 상황인데, 그동안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물적분할에 대한 우려였다. 카카오페이처럼 두산도 결국 사업부문을 분할해서 상장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상법 개정으로 물적분할 시 의결권이 제한된다면, 두산 입장에서는 무리한 분할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 그렇다면 전자소재 사업부문의 기업가치가 두산의 주가에 온전히 반영될 수 있게 된다.

하나금융투자도 마찬가지다. 하나스페이스, 하나솔루션 등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산업용 화약 등 건설 관련 사업부문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런 사업지주회사들이 순수지주회사보다 더 큰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주 투자 전략

최근 금융주들도 상당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보험사들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지주회사 이슈보다는 저PBR에 대한 관심이 더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증시가 좋으면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보험사와 은행은 배당주로서의 매력도 있다. 또한 PBR 자체가 워낙 낮은 종목들이다 보니 함께 상승하는 면도 있다.

하지만 금융주는 경제 전반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권주는 현재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보험과 은행 쪽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더 좋은 분위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이고 하반기에 더 내려갈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상대적인 매력도에서는 증권주가 보험이나 은행보다 훨씬 더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증권 시장이 계속 강세를 보인다면 이쪽으로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정책은 단순한 테마 투자가 아니라 한국 증시의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다. 특히 그동안 저평가되어 있던 지주회사들이 제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상당한 투자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지주회사가 동일한 수혜를 받는 것은 아니다. 순수지주회사보다는 실제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가 더 큰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사주 비율이 높은 기업들 중에서도 교환사채 발행 등으로 선제적으로 빠져나가려는 기업들은 피해야 한다.

금융주의 경우에는 증권주가 상대적으로 더 매력적이며, 전체적인 시장 흐름을 고려할 때 증권 시장의 강세가 지속된다면 이 부문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정책 변화가 가져올 구조적 개선 효과를 정확히 이해하고, 각 기업의 개별적 상황을 면밀히 분석해서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단순한 테마 투자가 아닌, 펀더멘털에 기반한 가치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진정한 투자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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