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용 의료기기 시장이 정말 뜨겁다. 특히 2024년 이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데, 이런 현상 뒤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비만치료제 열풍이 가져온 예상치 못한 효과
가장 흥미로운 건 비만치료제 시장의 급성장이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비만치료제를 맞으면 체중은 빠지지만 근손실과 피부 처짐이라는 부작용이 따라온다. 그래서 사람들이 후속 시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로 포브스 같은 해외 매체들도 "급격한 체중 변화로 인한 피부 처짐과 탄력 저하가 문제가 되고 있어서 필러, 보톡스, 리프팅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게 바로 미용 의료기기 관련 기업들의 성장 전망치가 2024년 이후 갑자기 가파른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는 이유다.
한국이 미용 분야에서 앞서가는 이유
한국은 미용 분야에서 오랫동안 다른 나라보다 앞서 있었다. 화장품부터 시작해서 생각해보면, 쿠션 파운데이션도 우리나라에서 먼저 나왔고, 패드 쿠션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원래 화장품 강국이었던 거다.
지금 우리나라 화장품 기업들 - 코스맥스, VT, APR 같은 회사들을 보면 실적이 정말 좋다. 수출 데이터도 계속 잘 나오고 있고,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 그렇게 빨리 꺾일 것 같지는 않다.
특히 기초화장품 위주의 기업들이 좋은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기초화장품의 특성 때문이다. 색조화장품은 트렌드가 빨리 바뀌고 한 개를 오래 쓸 수 있지만, 기초화장품은 계속 사야 하고 한 번 쓰면 잘 바꾸지 않는다. 그래서 입소문이 한 번 타면 최소 1-2년은 간다.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독특한 특성
미용 의료기기 시장도 마찬가지로 한국이 앞서가고 있다. 비율(현재는 매각됨) 같은 경우 마이크로니들 패치 특허를 글로벌 회사들보다 먼저 가져왔고, 클래시스의 슈링크는 오리지널인 울세라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좋은 효과를 보여준다.
해외 의료관광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5월 기준으로 전체 의료관광 소비금액이 1,700억 원 정도인데, 이는 전년 대비 약 70% 성장한 수치다. 외국인들 입장에서도 한국의 미용 의료기기를 안 할 이유가 없는 거다.
미용 의료기기의 또 다른 특징은 장비가 한 번 들어가면 소모품 매출이 계속 올라간다는 점이다. 장비를 쓰려면 소모품이 필요하니까. 그래서 이 시장이 지금 당장 줄어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리주란 열풍과 시장의 확장
요즘 피부과에 가면 하나같이 리주란을 맞는다고 한다. 파마리서치가 그렇게 올라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미용 시장의 특이한 점은 사람들이 하나를 한다고 다른 걸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슈링크를 한다고 리주란을 안 하는 게 아니고, 두 개 다 해보는 경우가 많다. 피부과에 간 김에 다른 것까지 패키지로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이 시장이 같이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
리주란이 1등일 수는 있지만, 나머지 LNC바이오의 리튜어나 휴메딕스 같은 다른 기업들도 충분히 기회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다 메이드 인 코리아니까 외국인들도 좋게 보지 않겠나.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논란
최근 파마리서치가 인적분할을 발표한 이후 주가가 부진한데, 이는 본업과는 별개의 문제다. 말이 인적분할이지 사실상 물적분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기존 인적분할과는 비율 비교가 안 된다.
기업 가치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사례다. 만약 지주사 형태의 운영이 필요했다면 100% 자회사로 물적분할해서 만들고 그 자회사를 상장 안 하겠다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런 설명 없이 이렇게 하니까 많은 투자자들이 실망하고 떠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기업의 주력인 리주란은 여전히 잘 되고 있고, 연어 주사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정말 길게 본다면 리주란의 가치만을 본다면 장기투자의 경우에는 오히려 괜찮을 수도 있다. 다만 주주들의 배신감이나 기업에 대한 신뢰 회복은 단기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필러 시장의 가능성과 한계
비만치료제로 인한 피부 처짐 문제로 보톡스나 필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 전망 사이트들을 보면 필러, 보톡스 같은 주사제 분야의 성장세가 2024년 이후 가파른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는 전망치를 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필러 기업들은 아직 글로벌 1등 기업인 앨러간 같은 회사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그렇게 크지 않다. 필러는 100% 녹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고, 실제로 피부과에서도 적극적으로 추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필러는 움직인다는 얘기도 있고, 100%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조금씩 쌓인다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한계는 있을 것 같지만, 어느 정도의 수요는 계속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잘 녹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1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 전망과 투자 포인트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미용 의료 기술에 대한 인식이 이미 생긴 상황에서 이게 크게 꺾이지는 않을 것 같다. 특히 한국 의료관광도 매년 증가하고 있고, 이런 게 입소문이 나면 수출도 당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관련 기업들이 너무 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투자 포인트를 잡기에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용 시장의 특성상 완전한 오리지널이 있어도 그것과 비슷하거나 다른 장점을 가진 제품들도 계속 나오고, 세컨드 플레이어, 서드 플레이어도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하나를 한다고 다른 걸 안 하는 게 아니라 두 개 다 해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장이 같이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2025년 상반기까지는 계속 성장세를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한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분야이고, 비만치료제 열풍이라는 예상치 못한 호재까지 더해져서 당분간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투자할 때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
